법률 AI와 변호사 윤리 — 성실의무·감독의무는 AI를 써도 그대로 적용된다
"AI 법률 윤리"를 검색해 이 글을 보고 계시다면, 근본적인 질문은 하나입니다. 업무에 AI를 쓸 때 직업윤리는 실제로 무엇을 요구하는가. 지금의 윤리 규범은 생성형 AI를 염두에 두고 만들어지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성실의무, 감독의무, 비밀유지의무, 진실의무 같은 기존 원칙은 AI를 쓴다고 해서 사라지지 않고 그대로 적용되며, 해외에서는 이미 AI 결과물을 검증 없이 제출한 변호사에게 제재가 내려진 사례가 여러 건 나왔습니다.
기술에 대한 성실의무
변호사의 성실의무는 전통적으로 법리와 절차에 대한 숙련도를 뜻했지만, 법률 AI 도구가 실무의 일부가 되면서 그 의미는 점차 확장되고 있습니다. 적어도 내가 쓰는 도구가 어떤 방식으로 틀릴 수 있는지는 실무적으로 이해해야 한다는 뜻입니다. 특히 생성형 모델이 유창하고 자신 있어 보이지만 완전히 지어낸 인용을 만들어낼 수 있다는 사실을 아는 것이 그렇습니다. 내부 구조까지 이해할 필요는 없지만, 환각이 실재하는 위험이라는 사실을 모르는 것 자체가 성실의무의 공백입니다.
감독의무는 AI 결과물에도 미친다
사무원이나 보조인력에 대한 감독의무는 변호사의 업무에 쓰이는 AI 도구에도 사실상 동일하게 적용되는 것으로 이해되고 있습니다. 도구를 쓰는 변호사는 그 결과물에 대해, 사무장이나 수습변호사에게 위임한 업무와 본질적으로 같은 방식으로 책임을 집니다. 도구 자체는 독립된 책임의 주체가 아니며, "AI가 틀렸다"는 지금까지의 제재 사례들에서 방어논리로 인정된 적이 없습니다.
비밀유지의무는 AI 앞에서 멈추지 않는다
- 의뢰인 정보의 무단 공개를 막기 위한 합리적인 조치는 최종 결과물뿐 아니라 변호사가 AI 도구에 입력하는 내용에도 그대로 적용됩니다.
- 데이터가 어디로 가는지 알아야 합니다: 의뢰인 사실관계를 어떤 도구에든 입력하기 전에, 그 입력이 즉시 세션 이후에도 보관되거나 학습에 쓰이는지 확인해야 합니다.
- 공급사 약관도 검토 대상입니다: 도구의 데이터 처리 방침은 건너뛰어도 되는 기술적 세부사항이 아니라, 변호사가 의뢰인에게 지는 주의의무의 일부입니다. 관련 체크리스트는 법률 AI에 사건 자료를 넣어도 될까에서 다뤘습니다.
법원에 대한 진실의무와 인용 검증 의무
법원에 대한 진실의무는 재판부를 속이지 않을 의무를 요구하고, AI가 만든 가짜 인용이 담긴 서면을 제출해 제재를 받은 사례들이 이 의무가 AI 사용 국면에서 얼마나 직접적으로 시험대에 오르는지 보여줍니다. AI 도구가 만들어낸 모든 인용을 원문과 대조해 검증하는 일은 윤리규범 위에 얹은 모범 사례가 아니라, 제출 서면에 관한 한 기존 진실의무가 AI 보조 워크플로우에서 요구하는 최소한입니다. 검증 절차는 AI가 만든 가짜 판례에 속지 않으려면에서 자세히 다뤘습니다.
의뢰인에 대한 고지: 떠오르는 기대
일부 로펌은 특히 과금(리서치 전 과정을 AI 보조 없이 진행한 것처럼 청구하는 경우)이나 의뢰인이 누가 실제로 작업했는지에 대해 합리적으로 기대하는 지점에서, AI 사용 사실을 의뢰인에게 고지하는 쪽으로 움직이고 있습니다. 아직 명시적으로 고지를 의무화하는 규정이 없더라도, AI 사용에 대한 투명성은 의뢰인과의 소통의무라는 더 큰 원칙과 대체로 잘 부합합니다.
정리
성실의무, 감독의무, 비밀유지의무, 진실의무 중 어느 것도 초안을 AI가 썼다는 이유로 유예되지 않습니다. AI는 리서치와 문서 작업 속도를 상당히 끌어올릴 수 있지만, 그것을 쓰는 변호사는 결과물을 검증하고 의뢰인 정보를 보호하며 의뢰인이 합리적으로 알 것을 기대하는 지점에서 AI 사용을 고지하는 책임을 여전히 온전히 집니다. AI 도입은 규범을 피해가는 지름길이 아니라, 실무를 지배하는 기존 규범에 맞춰 설계해야 할 감독의 문제로 다뤄야 합니다. 도입 전반의 원칙은 로펌의 법률 AI 도입, 왜 지금이고 무엇을 조심해야 하나에서도 확인할 수 있습니다.